어렸을 때 처음 본 컴퓨터는 제 덩치만 했습니다. 8살 눈에 비친 컴퓨터였기 때문에 과장된 표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반대로 지금 저는 손바닥 크기의 스마트폰을 사용합니다. 성능은 엄청나게 향상됐으면서 크기는 확 줄어든 것입니다.
의료기기 분야에서도 이 같은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21일 GE헬스케어의 신제품 출시 기자간담회장에서 본 소형 초음파기기도 이런 흐름 속에 등장한 제품입니다.
'V-scan'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기기는 의료용으로 가로 13cm, 세로 7.3cm 높이 2.8cm의 초소형 영상기기입니다. 무게도 390g에 불과합니다. 가격도 990만원으로 다른 초음파 기기 가격에 비하면 굉장히 저렴합니다.
화면의 질이 우수하기 때문에 전문의들이 1~2시간만 기기 사용법에 대해 교육받으면 무리없이 진단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기존 초음파기기의 성능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응급 상황 시 이 기기를 이용하면 환자의 치료지침을 빨리 정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매년 중증외상환자가 약 14만 명 발생합니다. 이들 중 복부 내출혈 등의 이유로 예방가능 생존율이 32%에 불과한 상황입니다. 이 비율을 더 높일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지난 주 미국 워싱턴에서 열렸던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연차학술대회에서도 한 소형 기기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주인공은 미국 로체스터대학에서 개발한 원통형 모양의 피부암 진단기기. 크기는 30cm 정도에 불과합니다.
이 기기는 액체 렌즈 기술을 이용해 피부 아래 어떤 지점이라도 초점을 잡을 수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초음파 대신 적외선을 이용하며 생체검사를 하지 않고도 1000분의 1 밀리미터(mm) 단위로 조직의 이미지화도 가능합니다.
이미 사람 피부조직을 가지고 테스트를 마쳤고, 다른 전문가에 의한 연구결과(Peer review)들도 있습니다. 임상시험을 통과하면 피부암 진단에 혁신적인 사건이 될 것이라고 개발팀이 밝히고 있군요.
물론 의료기기가 소형화되더라도 기기의 효과와 합리적인 비용 부분은 변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야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습니다.
어디를 타겟으로 두느냐에 따라 효과에 대한 판단 역시 달라지겠지만 일단 GE의 제품은 응급상황시 이용에 중점을 두고 있어 시장을 형성하고 있던 진단기기와 서로의 약점을 메꾸면서 공존할 것으로 보입니다.
비용 면에서도 환자 입장에선 큰 부담이 없을 것 같습니다. 신상도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응급실에서 초음파기기는 치료용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환자들이 응급시 이 기기로 검사를 받더라도 비용은 저렴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초음파 검사는 진단 목적 시 비용 부담이 큽니다)
소형 피부암 진단기는 아직 개발 단계이기 때문에 당장 의료 소비자의 부담이 어느 정도일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실험실에서의 진단 효과는 좋은 편이기 때문에 미래에 합리적인 가격만 제시된다면 개발자들의 말처럼 혁신 제품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 관련 사이트
http://www.eurekalert.org/pub_releases/2011-02/uor-anh021611.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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